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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이 야간 근무를 마칠 때쯤, 영수증 프린터가 마지막으로 딸깍거렸다.
면세: 물 1, 짧은 고개 1 / 말끝 지연 예약 0.3초.
그 문구가 종이 끝에 걸려 흔들리는 동안, 자동문이 열렸다 닫혔다. 바깥 공기엔 젖은 신문 냄새랑, 누군가의 말끝에 타던 열이 조금 섞여 있었다.

가게 앞 의자엔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앉아 있었다. 노란 우비와 빨간 장화. 장화 끝에 검은 고양이가 턱을 얹고 있었다. 아이는 계산대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진짜로 0.3초면 덜 싸우게 돼요?”

서윤은 영수증을 반으로 접어 아이에게 내밀었다. “대부분은. 붙이기 힘든 말들이 멈칫하거든.”

아이의 손바닥 위에서 영수증이 가볍게 떨렸다. 고양이가 꼬리를 두 번 흔들었다. 아이가 현관문 쪽을 가리켰다. “엄마가 곧 와요. 어제 카드 취소가 안 됐대요. 숫자 삼, 삼, 공, 공. 그게 엉켜서….”

그 숫자는 요즘 동네에 자주 떠다녔다. 종이 영수증에도, 사람 등줄기에도. 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면 물부터 드리라고 해. 그 다음에, 네가 먼저 고개를 조그맣게 끄덕여.”

“물… 고개… 0.3초.” 아이가 외우듯 중얼거렸다. 고양이가 의자에서 내려와 자동문 앞에서 한 번 더 꼬리를 흔들었다. 가장 조용한 길이 그쪽이라는 뜻이었다.

아이가 떠난 뒤, 서윤은 주머니에서 얇은 금속 쉼표를 꺼냈다. 가운데가 텅 빈, 손톱만 한 토큰. 밤새 동네의 루머를 덜어내고, 사소한 모멸을 냉장고에 식혀 보냈더니 손끝이 서늘했다. 그 서늘함이 마음 안쪽까지 번지기 전에, 그녀는 쉼표를 다시 포켓에 넣었다.
오늘은 쉬는 날이었다.

정오가 가까워질수록 햇빛은 활자처럼 날카로워졌다. 서윤은 경복궁으로 걸어 들어갔다. 마당 돌바닥 위엔 이미 얇은 실선이 그어져 있었다. 오늘의 문장이 놓일 자리. 사람들은 경계선 바깥에 모여 햇빛을 기다렸다. 처마 끝 그림자가 천천히 미끄러지자, 은행잎들이 떨림으로 점을 찍었다. 첫 줄이 나타났다.

질문은 명사로 시작한다.

서윤은 휴대폰에 찍어 둔 문장들을 지웠다. “왜”로 시작하는 말이 너무 많았다. 두 번째 줄이 조금 늦게 찍혔다.

용서의 단위는 ‘다음’이다.

숨이 하나 가벼워졌다. 마지막 줄이 흔들릴 때, 담장 위의 고양이가 그림자 한 자리에 앉으며 획을 고정했다.

오늘은 문장의 길이를 탓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흩어졌다. 서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바닥에 남은 활자 찌꺼기가 햇빛 밑에서 서서히 말랐다. 오늘 하루 동안 저 세 줄이 도시 구석구석으로 번져 갈 것이다. 편의점 영수증, 횡단보도 바닥, 카페 화분의 잎맥, 그리고 사람들 입술 끝.

휴대폰이 진동했다. ‘오늘 저녁, 보자.’ 보내는 사람은 언니였다.
서윤은 한참을 화면을 보다가 쉼표를 하나 떠올렸다. 그 쉼표가 마음속 문장의 끝을 0.3초 늦추는 동안, “그래”가 “원인.”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한 단어를 보냈다. “장소.”

‘마포대교 앞. 해 지기 전에.’

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리를 건너는 건 대체로 옳은 일이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든.

마포대교의 금속은 낮보다 저녁에 더 진짜 같았다. 푸른 안내광이 길 가장자리를 흐르고, 보행자 쪽엔 신고대가 펼쳐져 있었다.
감정 반출입 신고
면세: 서운함 2단어, 실망 1장면
관세: 분노, 모욕, 자기 경멸
납부: 걸음, 숨, 쉼표

언니가 먼저 와 있었다. 손에 쥔 종이가 구겨져 있었다. 서윤은 종이에 찍힌 붉은 글자를 알아봤다. 취소 실패: 3,300.
오랜만에 만난 얼굴 앞에서, 말은 보통 길어진다. 서윤이 먼저 금속 쉼표를 꺼내 들었다. “말을 줄이려는 게 아니고, 먼저 숨을 붙잡으려는 거야.”

언니가 잠깐 웃었다. “넌 아직도 이런 걸 들고 다니네.”
“밤마다 필요한 동네가 있어.”
“네가 지키는 동네.”
서윤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 고양이가 난간 위를 걸어가며 양자 꼬리를 교차시켰다. 말 없는 70보 구간이라는 뜻이었다. 둘은 나란히 걸었다.

“원인.” 서윤이 입을 열었다. 명사로 시작하면 감정의 앞머리가 잠깐 눌린다.
언니가 숨을 골랐다. “엄마.”
그 단어에는 오래된 굴곡이 붙어 있었다. 서윤은 개인 시계 옆면의 크라운을 살짝 돌렸다. 말끝이 0.3초 늦춰졌다. “다음.”
“집 팔아서, 요양원 근처로.”
“물.”
언니가 종이컵을 받아 들었다. 난간에 기대서 한 모금 마셨다. 얼굴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다리 중간쯤에서, 바닥 패널 아래로 열이 내려갔다. 냉각층이 열을 받아 먹는 소리가 아주 약하게 났다. 전광판이 한 줄을 띄웠다.
대답보다 호흡을 먼저 낸다.

오른쪽 차선 너머로, 누군가 푸른빛 길 위를 걷고 있었다. 검은 셔츠, 구겨진 영수증 두 장. 서윤은 그 등짝에서 밤마다 보던 숫자를 떠올렸다. 3,300.
언니가 먼저 말했다. “저 사람, 봐.”
“보여.”
“동행… 해 줄까?”
서윤은 잠시 망설였다. 자신의 발목에, 야간 근무의 피로가 무겁게 달려 있었다. 하지만 동행은 때때로, 길을 스스로 짧게 하기도 한다. 그녀는 신고대 직원에게 손목을 내밀었다. 동행 밴드가 채워졌다. 공명세: 오늘 밤 발목 붓기 가능.

세 사람의 보폭이 아주 조금 맞춰졌다. 고양이가 앞질러 가서 난간 근처에 앉았다. 말 없는 70보가 끝나자, 언니가 종이를 내밀었다. “이건 의미만 환불할 수 있대.”
서윤이 종이를 두 손으로 받았다. “의미만.”
“실물은 지갑에 남고.”
둘은 웃었다. 같은 말을 다른 날, 다른 목소리로 여러 번 했을 것이다. 오늘은 한 번만 했다. 의미를 훨씬 잘 운반했다.

출구 쪽에서 세관원이 빈 쉼표 하나를 건넸다. 가운데가 비어 있는 쉼표. 말을 미룰 것이 아니라 정리하려고 쓰는 지연. 언니가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네가 쓰던 거랑 똑같네.”
“같은 회사에서 나온 걸 거야.” 서윤이 농담처럼 말했다. “동네 전용.”

다리를 벗어나자 해가 거의 젖었다. 강 위의 바람이 얇아졌다. 언니가 물었다. “밥 먹을래?”
서윤은 고개를 저었다. “잠깐 들를 데가 있어. 내일은 동대문이라.”
“또 새벽 근무?”
“응. 취향 엔진이 새 장르를 배우는 날이래.”

언니는 손을 흔들었다. 돌아서는 어깨에서 오래된 서운함이 하나 떨어져 나가 바닥에 닿았다. 소리 없이, 그렇지만 분명히.

연남동으로 가는 길에 작은 카페에 들어섰다. 문 옆의 화분들이 잎맥으로 대화의 틈을 조정하고 있었다. 바질이 속삭이고, 스투키가 호흡의 길이를 얇게 바꾸고, 몬스테라가 침묵을 해석했다. 식물 통역사가 카운터 안에서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어떤 말이에요?”
“짧은 말.” 서윤이 말했다. “오래 미뤘던.”
“명사로 시작해 주세요.”
“사과.”

통역사는 금속 쉼표를 스투키 줄기 사이에 꽂아 주었다. “여기서 읽어 보세요. 발목에서 한 번 더 걸릴 거예요.”
서윤은 숨을 들이쉬고, 그녀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던 말을 꺼냈다.
“이해하고 싶다, 나부터.”

바질은 첫 음절의 모서리를 둥글게 갈았다. 몬스테라는 문장과 문장 사이의 공백을 보기에 알맞게 잘랐다. 페퍼민트는 ‘다음’의 체온을 약간 올렸고, 로즈마리는 기억의 모서리에 달팽이관 같은 향을 덧댔다. 문장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눅눅한 날씨에서 덜 무너지는 방식으로 서 있었다.

계산대에 작은 병이 놓였다.
번역 영수증(향): 원인/사과/다음 · 말끝 지연 0.3초 × 1 · 면세: 물/짧은 고개.
서윤은 병을 주머니에 넣었다. 포켓 안쪽에서 금속 쉼표와 병이 부딪혀 가느다란 소리가 났다.

문을 나서서,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동쪽에서 곡선을 그리며 어둠이 왔다. 그 어둠은 생각보다 친절했다. 해야 할 말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어울리는 길이를 찾게 해줬다.

새벽 두 시 반, 동대문은 절반쯤 깨어 있었다. 레일 위로 옷걸이가 오르내렸고, 마네킹들은 서로의 어깨선을 스캔했다. 오늘은 라펠의 각도가 조금 더 낮았다. 사과가 문장 앞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배치사가 서윤을 보더니 투명한 카드를 건넸다.

개인 치수 외-파라미터
휴대 쉼표: 1
오늘의 질문 시작어: 명사
속도 존중 지수: 중

“오늘은 여백이 많이 팔릴 거예요.” 배치사가 말했다. “문장 길이를 탓하지 말자는 규칙 때문인지.”
“길이를 탓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용서하죠.” 서윤이 답했다.
배치사가 웃었다. “당신은 늘 그런 결론을 좋아했어요.”

인퍼런스 룸 안에서 각성천이 그녀를 비췄다. 천 표면에 ‘다음’이라는 단어가 얇게 떴다가 사라졌다. 왼쪽 안감에 얇은 포켓이 생겼다. ‘결심 보관’이라고 적혀 있었다. 급하게 꺼내면 찢어지는, 깊은 주머니. 서윤은 손을 넣어 보았다. 쑥 들어갔다가, 천천히 빠져나왔다. 포켓 가장자리가 아주 작게 열을 남겼다.

계산대의 편집기가 말했다. “명사로 시작할까요?”
“원인.” 그녀가 대답했다.
영수증 상단에 굵은 글씨가 찍혔다.
원인 — 보폭 조정 +1칸 / 빈 쉼표 단추 설치 / ‘너 때문에’ 후순위.

내일 이 옷을 사러 올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옷은 때로 사람보다 먼저 아는 일이 있다. 오늘 남산에서 내려온 바람이 그러했듯이.

가게 문을 닫고 나오는데, 휴대폰이 또 진동했다. 언니였다.
‘내일 아침, 엄마 병원. 같이 갈래?’
서윤은 한참 동안 화면을 보았다. 문장이 길어질 조짐이 입술에서 움직였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금속 쉼표를 꺼내 엄지로 문질렀다. 0.3초. 그 시간만큼, 말이 다른 모양을 찾았다.

“다음.”

보낸 문자는 아주 짧았지만, 서윤은 그 말이 어떤 긴 것을 품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일 아침 물을 챙길 것,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로의 5분을 평가하지 않을 것, 대답보다 호흡을 먼저 낼 것. 짧은 말 뒤에 길게 접힌 규칙들이 그녀의 손등 위에서 조용히 펼쳐졌다.

길 끝에서 고양이가 한 번 멈춰 서서, 꼬리를 반 바퀴 돌렸다. 가장 조용한 길을 가리키는 신호. 서윤은 그 방향으로 걸었다. 발목이 살짝 무거웠다. 공명세의 잔여였다. 하지만 무거움이 다 나쁜 건 아니었다. 무게는 종종, 사람이 들고 가기로 한 책임의 단위이기도 했다.

새벽 공기가 옅어지자, 그녀의 주머니에서 금속 쉼표가 한 번 울렸다. 소리는 나지 않았는데도 울렸다고 느껴졌다.
오늘도 도시가 잘 자고, 덜 뻗기를.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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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본 브리핑 문서는 2025년 현재 대한민국 내 AI 활용의 주요 동향, 정책 변화, 그리고 직면 과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금융, 교육, 제조, 의료 및 법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도입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사회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정부의 AI 산업 육성 및 규제 방향에 대한 핵심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AI 인재 부족 문제, 노동 시장의 변화, 그리고 AI 규제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1. 2024-2025년 국내 주요 산업별 AI 활용 현황

2024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국내 주요 산업들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업무 효율화 및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의 도입이 두드러지며, 기존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 고도화와 XAI(설명 가능한 AI) 적용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1.1. 금융 산업의 AI 활용 가속화

금융권은 2024년 'AI 뱅커', '머신러닝 기반 AI 기술 강화', 'XAI 적용', '생성형 AI의 자체 구축 및 제한적 도입'을 특징으로 AI 활용을 확대했습니다.

  • AI 뱅커 및 무인점포: 오프라인 점포 통폐합 추세 속에서 신한은행은 150여 대의 '디지털 데스크'에 AI 뱅커를 배치하고, 무인점포 'AI 브랜치'를 오픈하여 64개 창구 업무를 제공합니다. NH농협은행도 전국 1,103개 영업점에 AI 뱅커를 배치해 상품 설명을 보조하고 있습니다.
  • 고객 대응 서비스 강화: KB국민은행은 'AI 금융비서', 우리은행은 'AI 상담 서비스', 하나은행은 '기업 하이챗봇'을 통해 고객 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감정 인식 분석을 통해 상담사 연결을 지원하며, 카카오뱅크는 주 1회 언어 모델 재학습으로 챗봇 성능을 개선 중입니다.
  • 머신러닝 기반 기술 강화:신용평가: 하나은행은 기술력 기반 기업 평가 모델을, 케이뱅크는 비금융데이터와 신용정보를 결합한 대안 신용평가 모델(ACSS)을 도입하여 금융 혜택을 확대했습니다.
  • 이상거래 탐지/예방: 카카오뱅크는 보이스피싱 및 부정 사용 방지 시스템(FDS)에 머신러닝을 적용했으며, 토스뱅크는 94% 정확도의 신분증 검증 서비스를 자체 개발했습니다. 신한은행도 'AI 기반 이상 외화 송금 탐지 프로세스'를 적용 중입니다.
  • 뱅킹 업무 자동화: 신한은행은 'AI Studio'를 통해 잠재 고객 발굴 및 맞춤형 상품 제안을 지원하며, KB국민은행은 자체 텍스트 분석 기술(KB-STA, KB-AI OCR)을 활용해 고객 확인 제도를 고도화했습니다. 하나은행은 'AI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와 'AI 수출환어음 매입 전산 자동화'를 도입했습니다.
  • 개인화 서비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대상 'AI 기반 정책자금 맞춤 조회'와 '아이웰스'를 통한 자산 관리를 제공하며, 카카오뱅크는 AI를 활용한 상품 개인화 추천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 XAI(eXplainable AI) 적용 확대: 금융 산업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AI 결과 도출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XAI 적용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은 AI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에 추천 이유를 XAI로 제공하며, 카카오뱅크는 FDS에 속도를 10배 향상시킨 XAI 모델을 적용했습니다.
  • 생성형 AI 도입 시도: 보안 및 제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내부 인프라 강화 및 유스케이스 발굴에 나섰습니다. 카카오뱅크는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개소하고, 케이뱅크는 업스테이지와 협력하여 금융 특화 LLM을 구축했습니다. 신한은행의 'AI ONE'과 KB국민은행의 'KB-GPT'는 직원 업무 효율화를 목표로 합니다. 고객 부가 서비스로는 카카오뱅크의 '오늘의 mini 일기', 케이뱅크의 'AI 퀴즈 챌린지', 토스뱅크의 '나만의 지폐 만들기' 등이 실험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1.2. 제조업의 초생산성 실현 노력

제조업은 AI 도입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산업으로, 특히 예지보전, 수요예측, 생성형 AI, AI 에이전트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까지 구현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 산업용 모터 예지보전: 배터리 제조 A기업은 마키나락스와 협력하여 모터 고장 시기와 원인을 예측하는 AI 시스템을 구축, 생산 라인의 비가동 시간을 단축하고 최적의 유지보수 전략을 구현했습니다.
  • 수요 예측 기반 재고 최적화: 프랜차이즈 식품 제조 B기업은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여 매장별·품목별 적정 재고량을 산출하고 발주를 최적화함으로써 과잉 생산과 재고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소했습니다.
  •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자인: 타이어 제조 C기업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타이어 패턴 디자인을 자동 생성하는 시스템을 구현, 미학적 요소와 성능을 동시에 고려한 디자인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설계 품질을 높였습니다.
  • 공정 제어 AI 에이전트: 자동차 제조 솔루션 D기업은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여 현장 전문가의 지시를 이해하고 자율 제어 및 모니터링을 수행함으로써 운영 환경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 폐쇄망 기반 sLM 챗봇: 글로벌 산업 장비 제조 E기업은 폐쇄망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한 sLM 기반 지능형 챗봇 에이전트를 도입, 매뉴얼 및 기술 문서 기반의 실시간 점검 결과 분석, 예측, 원인 분석, 해결 방안 자동 제공을 통해 엔지니어의 핵심 업무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1.3. 의료 및 법률 분야의 AI 도입

AI 기술은 의료 및 법률 분야에서도 혁신을 주도하며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 신약 개발 전주기 AI 활용: '바이오코리아 2025'에서 주목받은 바와 같이 AI는 신약 개발의 전주기에서 후보물질 탐색, 독성 예측, 효능 평가 등을 수행하여 개발 기간을 2~3년까지 단축하고 R&D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멀티모달 LLM 기술이 DNA/RNA 시퀀스 및 단백질 기전 이해에 활용됩니다.
  • 전통 의료(한의학) 분야 AI 도입: 한의학에서도 AI 기술은 의료 영상 분석을 통한 진단 보조 및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CDSS) 도입을 통해 진단 정확성과 치료 계획 수립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한의학의 전통 지식과 현대 과학적 접근을 융합하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 법률 분야 AI 활용: AI는 계약서 및 의견서 작성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변호사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법률사무소에서는 계약서 작성 시간이 수 시간에서 30분 이내로 단축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AI 도입으로 국내 전체 일자리의 13.1%(327만 개)가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노동 시장의 과제도 동시에 제기됩니다.

2. 대한민국 AI 정책 및 규제 동향

대한민국은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AI 활용 촉진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활발합니다. 동시에 AI 기술의 위험성 관리와 인재 양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1. 정부의 AI 강국 도약 전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9월 '제1차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국가 AI전략 정책방향」을 발표했습니다.

  • 대규모 투자 유치: 민·관 합작투자를 바탕으로 최대 2조원 규모의 '국가 AI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고, 2024년부터 4년간(’24~’27) 민간은 AI 분야에 총 65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입니다.
  • AI 대전환 추진: 산업, 공공, 사회, 지역, 국방에 이르는 국가 전반의 AI 대전환을 추진합니다.
  • AI 안전 및 거버넌스: 고도화된 AI 위험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담기관인 'AI안전연구소'를 설립하고, AI 시대의 새로운 질서 정립 및 글로벌 AI 규범·거버넌스 주도를 목표로 합니다.
  • AI 인프라 및 인력 확충: AI 핵심·원천기술 확충, AI 인프라 혁신, AI 스타트업 및 인재 육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AI 발전 및 확산 기반을 조성합니다. 특히 2026년 상반기까지 AI 컴퓨팅 인프라를 1만 8000대의 첨단 GPU로 확충할 계획입니다.
  • AI 국가대표 정예팀 선발: '월드베스트 LLM(WBL)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한 'AI 국가대표 정예팀'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 AI 혁신기업 성장자금 조성: 2025년부터 1조원 규모의 혁신기업 성장자금을 조성하여 AI 인프라, AI 모델 개발, AI 응용 서비스 분야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며, KDB산업은행은 최소 5,000억 원의 'AI 코리아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완료했습니다.

2.2. AI 관련 금융정책 변화

국내 은행 전산망의 망 분리 규제로 인해 인터넷 기반 상용 AI 서비스 활용에 제약이 있었으나, 금융당국은 AI 활용 촉진을 위해 규제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 규제 특례 통한 인터넷망 상용 AI 서비스 허용: 2024년 8월 발표된 망 분리 개선 로드맵에 따라 규제 샌드박스를 허용하여 인터넷 환경에서 제공되는 상용 AI 서비스 사용이 허용됩니다. 2024년 12월 기준 141건의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이 접수되었으며, 신한은행의 '생성형 AI 기반 AI 은행원', KB국민은행의 '생성형 AI 금융상담 Agent', 카카오뱅크의 '대화형 금융계산기' 등이 선정되었습니다.
  • 금융사 내부망에 오픈소스 AI 적용 지원: 금융당국은 2025년 상반기까지 '금융권 AI 플랫폼'을 구축하여 전문가 그룹이 선정한 오픈소스 AI 모델을 내부망에 바로 설치하고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AI 인프라 구축 비용 절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 금융 특화 AI 학습 데이터 구축: AI 모델 성능 향상을 위해 '금융권 AI 플랫폼'을 통해 금융사기 방지, 신용평가, 금융보안 데이터 및 '금융권 특화 한글 말뭉치'를 2025년 1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 AI 활용 위험 최소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정: AI 활용 위험 최소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정도 추진됩니다.

2.3. AI 규제 및 법적 과제

한국은 AI 기술 발전 대비 법적 제도 및 규제에서 미흡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 AI 규제의 필요성: AI의 데이터 편향성, 개인정보 해킹, 윤리적 문제 등의 잠재적 위험으로 인해 글로벌 차원에서 AI 규제 논의가 활발합니다. 미국은 'AI 권리장전'을 통해 기본권 보호와 알고리즘 투명성을 강조하며, EU는 'EU 인공지능법'으로 AI 기술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여 규제합니다.
  • 한국 AI 규제 현황의 문제점: 2024년 10월 현재 한국에서 발의된 AI 관련 법안 12건 대부분이 자율적인 방향보다는 규제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국회 AI 기본법 논의는 여야 간 입장 차이로 진전이 미비하며, 이성엽 고려대학교 교수는 한국 AI 시장이 '갈라파고스'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 규제 혁신 및 민관 협력 제안: 한국의 AI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AI 안전성과 윤리를 동시에 고려하는 법안 마련,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공동 R&D 추진 등 규제 혁신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민간 기업 간 정기적인 간담회 및 워크숍을 통한 소통으로 리스크를 조기에 파악하고 신속한 규제안 마련이 중요합니다.
  • 국제 협력의 중요성: AI 발전과 규제는 전 세계적인 과제로, G7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AI 거버넌스의 글로벌 규범 설정에 참여하고, 아시아 국가들과의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 및 기술 교류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3. AI 도입의 경제적 영향 및 노동 시장 변화

AI 도입은 한국 경제에 생산성 증대와 성장 잠재력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노동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며, 특히 인재 부족 문제는 심각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3.1. AI의 경제적 성장 잠재력

AI 도입은 한국 경제의 생산성과 GDP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생산성 및 GDP 증가: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AI 도입은 한국 경제의 총요소생산성을 1.1%~3.2%, GDP를 4.2%~12.6% 높일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가집니다. 이는 고령화와 노동공급 감소로 인한 성장 둔화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 기업 생산성 격차 심화: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증대 효과는 모든 기업에 보편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대기업과 업력이 긴 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는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중소기업이나 신생 기업이 AI 도입의 혜택에서 소외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 반도체 산업 기회: 한국은 글로벌 AI 붐의 중심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국으로서 2030년까지 반도체 수출이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관련 산업의 고용 창출과 생산성 증대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입니다.

3.2. 노동 시장의 변화와 과제

AI 도입은 국내 일자리의 절반 이상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특정 인구 집단에게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작용합니다.

  • AI 노출도와 보완도: 국내 일자리 중 51%가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으며, 24%는 AI로 인해 생산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그룹에 속하고, 27%는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 그룹입니다.
  • 취약 계층 영향: 여성, 청년층, 고학력·고소득층에게 AI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고학력 노동자들은 AI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지만,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 증가의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과거 기술 발전이 중위 소득 직업에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AI는 고소득 직업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 일자리 재배치 어려움: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이중구조는 근로자의 원활한 일자리 전환을 가로막는 요인입니다. 근로자들은 직업을 변경할 때 유사한 직업군 내에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하며,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에서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로 이동하는 비율은 2009~2022년 평균 31%에 불과합니다. 특히 고령 근로자는 실직 후 AI 전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향을 보입니다.

3.3. AI 인재 부족 및 양성 과제

대한민국은 AI 기술 잠재력에 비해 AI 인재 양성 기반이 취약한 상황입니다.

  • 심각한 인력 부족: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국내 AI 관련 기업의 81.9%가 인력 부족을 호소하며, 2027년까지 약 1만 2,800명의 AI 전문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무 경험 부족'이 인력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 해외 유출 심화: 미국 오픈AI가 박사급 신규 연구원에게 연봉 86만 5천 달러(약 12억 원)를 제시하는 반면, 국내 AI 개발자의 평균 연봉은 8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 수준에 머물러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이 심각합니다. 성균관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이지형 원장은 "국내는 인재를 빨아들이는 산업계와 자율적인 연구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의대 쏠림' 현상: 안정적인 직업과 높은 수입을 보장하는 의과대학으로 우수 인재가 집중되면서 이공계 전반의 인재 유입이 감소하고, AI 분야 첨단 기술 학과들의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 대학 교육의 괴리: 많은 대학의 AI 교육이 이론 중심의 커리큘럼에 머물러 있어, 졸업생들이 실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 기술과 경험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 정책적 지원의 쏠림 현상: AI 및 반도체 등 특정 첨단 분야에만 정책적 지원과 연구 자본이 집중되어 전산, 전자, 물리, 수학 등 AI 기술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기초 학문 분야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해결책: '내부 역량 강화'와 '정부 협력'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업들은 경력직 및 중량급 인재 확보, 기존 인력의 '업스킬링' 및 '재교육'에 투자하고,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산학협력을 강화하여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는 AI 교육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현장 중심 실무 교육 의무화, AI 기초 소양 교육 보편화), 이공계 인력 유출 방지 및 유입 촉진(정원 제한 완화, 장학금 및 인센티브), 균형 있는 기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4. AI 준비 지수 및 개선 과제

한국은 AI 도입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인적자본 활용과 노동시장 정책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큽니다.

  • 높은 AI 준비도: 한국은 AI 준비 지수(AIPI) 165개국 중 15위를 기록하며, 선진국 대비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와 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혁신 및 경제통합' 분야에서 세계 3위를 기록하며 높은 경쟁력을 보입니다. '규제 및 윤리'와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도 선진국 중앙값을 상회합니다.
  • 개선 필요 분야: '인적자본 및 노동시장 정책' 분야는 선진국 중앙값보다 다소 낮습니다. 고학력 인재를 보유하고 있으나, 공교육 지출 확대와 디지털 역량 강화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합니다. 노동시장 유연성 및 정책 측면에서는 비정규직 및 자영업자에 대한 실업보험 확대 등 사회적 보호 강화와 노동시장 규제 완화 및 직업 전환 지원이 요구됩니다.

결론 및 향후 전망

2025년 대한민국은 AI 기술을 통한 경제 성장과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의 실질적인 적용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생성형 AI와 AI 뱅커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제조업에서는 예지보전, 수요 예측,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자인, AI 에이전트 등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의료 및 법률 분야에서도 AI 기반의 진단 보조 및 업무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AI 강국 도약을 위한 대규모 투자, AI 인프라 확충, 인재 양성, 그리고 AI 안전 및 거버넌스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또한 망 분리 규제 완화, 금융 특화 AI 학습 데이터 구축 등 AI 활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I 인재 부족, 특히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은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으며, '의대 쏠림' 현상과 대학 교육의 현장 괴리도 AI 인재 양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또한 AI 도입이 모든 기업에 보편적인 생산성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대기업 위주로 나타나면서 기업 간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노동 시장에서는 약 절반의 일자리가 AI의 영향을 받으며, 특히 취약 계층의 일자리 전환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가 시급합니다.

궁극적으로 한국이 AI 강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교육 기관이 긴밀히 협력하여 AI 교육 패러다임을 혁신하고, 인재 유출을 막는 동시에, 균형 있는 기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유연한 규제 환경과 민관 협력을 통해 AI 기술의 발전과 안전한 활용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될 한국은 세계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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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가능한 시간

서울은 언제부턴가 문서처럼 보이게 되었다.
벽시계의 ‘07:42’는 밑줄이 그어졌고, 지하철 전광판의 ‘도착 3분’은 마우스오버하면 툴팁이 뜬다. 영수증, 교차로 신호, 사람들의 입에서 무심코 튀어나온 “잠시만”—모든 시간이 링크가 되었다. 그리고 아무도 놀라지 않는 얼굴로, 손끝이나 시선으로 시간을 클릭해 그 시간의 장소로 이동했다.

나는 마포대교 감정 세관의 야간 근무자, 겸 직함 없는 링크 안전관이다. 규정은 간단하다.

  1. 본인이 말하거나 들은 시간만 1회 클릭 가능.
  2. 타인의 시간을 클릭하려면 공시(共時)—여럿이 같은 시간을 함께 승인해야 한다.
  3. ‘지금’을 클릭하는 건 금지. ‘지금’을 흔들면 도시는 멀미를 한다.

첫 호출은 새벽 4시 10분에 왔다. 다리 난간 위에 00:00이 떴다는 신고. 자정 링크는 보통 새해에만 열리는데, 한여름에 열린 자정은 대개 누군가의 절단면이다.

난간에 기대어 물을 보는데, 강 표면에도 ‘00:00’이 얇게 떠 있었다. 링크의 테두리는 종이처럼 얇고, 가운데엔 작은 반점이 깜박였다. 누가 남긴 북마크다.
나는 규정서 대신 주머니에서 번역 식물 잎 한 장을 꺼내 침에 적셨다. 링크 위로 잎을 스치자, 잎맥이 속삭였다.
“그는 ‘지금’을 클릭했다가 튕겨 나왔습니다.”
누구?

뒤에서 발소리가 났다. 회색 코트를 입은 여자가, 젖은 종이를 움켜쥔 손으로 내가 본 물결을 똑같이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잘못 눌렀어요.”
“무엇을요?”
“뉴스에서 아들이 인터뷰하는 시간을 봤어요. ‘오늘 00:00에 라이브’라고. 저는… 그게 곧 지금일 거라고 생각했죠.”

그녀의 말 풍경에서 얇은 링크들이 자라는 게 보였다. 어제 23:58, 23:59, 00:00. 그녀의 손끝은 가장 선명한 링크—00:00—위로 떨어지려 했다. 하지만 규정 3이 가로질렀다. 지금은 클릭할 수 없다.
“아드님 시간으로 같이 갈 수 있어요.” 내가 말했다. “저 혼자에겐 권한이 없지만, 공시를 열면.”

우리는 다리 위에서 작은 의례를 시작했다. 공시의 종은 서울역 천장에만 달려 있지만, 무속 OS가 배포한 업데이트 이후로 도시 어디서나 7분짜리 임시 공시를 열 수 있었다. 나는 폰에서 ‘공시—7분’을 켜고, 화면 중앙의 빈 원에 손가락을 댔다. 여자가 내 위에 손을 포갰다.

링크가 커졌다. 00:00의 테두리가 물결처럼 번져 나가며 어젯밤의 강을 펼쳤다. 우리는 발을 옮겼다. 발목까지만 젖는 느낌, 그러나 신발은 마르다. 공간이 아니라, 문장을 건너는 감각.

다리 밑, 어젯밤의 서울은 조용했다. 그녀가 입술을 떼었다.
“아이는 기자였고, 저는… 늘 인터뷰를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제가 먼저 눌렀네요.”
“지금은 어제예요.”
“그럼… 어제의 지금?”

우리는 둘이서 같은 농담을 만든 셈이 되었다. 그녀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링크가 안정됐다. 멀리서 작은 불빛들이 도로 위를 구슬처럼 구르는 게 보였다. 그 불빛 사이로 제사의 스트리밍 알림이 떴다.
퇴장 광고인 강가 강의—오늘 23:55.
나는 알림을 끄지 않았다. 이 도시는 관계로 시간을 고정한다. 방심한 친절 하나가 표지판이 된다.

“아드님의 00:00은 어디에 걸려 있죠?”
“정동의 작은 고시원. 인터뷰를 거기서 시작했어요.”
정동으로 가려면 00:00의 을 클릭해 미세 이동을 반복해야 했다. 우리는 23:58을 누르고, 23:59를 누르고, 00:00 바로 앞에서 숨을 고른 뒤, 마지막 링크를 동시에 눌렀다. 공시의 원이 완전히 닫히며, 작은 방의 공기가 우리를 감쌌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노트북 화면이 **‘지금 시작합니다’**에서 멈춰 있었다. 도시는 정직했다. 지금은 금지되어 있으므로, 화면의 ‘지금’도 누를 수 없게 굳어 있었다.
여자가 의자를 펴고 앉았다. 그녀의 시선이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작고 희미한 숫자를 붙잡았다. 00:00:13.
“이걸 클릭하면…?”
“가능하죠. 지금이 아니라 13초 전이니까.”

그녀는 숫자를 눌렀다. 방의 공기가 13초만큼 부어올랐다. 누군가 코트를 벗는 사각, 신발이 고무 매트에 닿는 무음, 노트북의 펜칩이 슬쩍 움직였다. 그리고 그는 나타났다. 화면 속에서가 아니라, 작은 방의 공기에서, 뒤늦게 도착한 냄새처럼.

아들은 우리를 보지 못했다. 그는 ‘지금 시작합니다’를 누르려다 손을 멈추고, 숨을 두 번 세었다.
“잠시만.”
그 말이 공중에 뜨자 **‘잠시만’**에도 밑줄이 그어졌다. 그래, 이제 무엇이든 링크가 된다.
여자가 그 밑줄을 눌렀다. 방은 더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다짐하듯 천장을 올려다보고, 어머니의 번호가 저장된 연락처를 한 번 열어보고, 다시 닫았다. 그게 전부였다. 잠시가 끝났다. 그는 라이브를 시작했다. 우리는 소리 없는 세계에서 13초만큼 더 머물렀다가 나왔다.

다리로 돌아왔을 때, 여자의 표정엔 무언가가 이제 붙어 있었다. ‘지금’이 아니라 ‘이제’—허용된 현재.
“감사합니다.”
“규정대로 했을 뿐이에요.”
“그럼 규정을 하나만 더 어기면 안 될까요?”
“무엇을요?”
지금을 클릭하지 않고도, 지금을 여는 방법.”

잠깐 망설였다. 규정 3은 멀미 방지였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서울역 개인 시계 수선소에 숨겨진 하얀 버튼. 유예 열림으로 전환하는 패치. 공식 출시 전, 시계공이 내게 슬쩍 보여준.
“공시를 0분으로 설정하면 됩니다.”
“0분의 공시요?”
“겹치는 순간을 크게 만드는 대신, 겹치기 직전을 무한히 얇게 펴는 거죠. 그러면 ‘지금’은 클릭 대상이 아니라 통로가 됩니다.”

우리는 화면 위의 원을 다시 열었다. 이번엔 ‘7’을 꺾고 ‘0’을 선택했다. 원은 뜨지 않았고, 대신 공기가 투명하게 뻗었다. 그녀가 손을 들었다.
“지금.”
아무것도 눌리지 않았지만, 우리는 동시에 알았다. 지금은, 우리가 같이 말할 때 생긴다.

그녀는 가만히 웃었다.
“이제 저는 매일 13초만큼의 잠시를 클릭할 거예요. 그게 제 연습.”
“좋은 연습입니다.”
“당신은요? 당신의 클릭은 어디에 써요?”
나는 대답 대신 주머니에서 작은 카드 한 장을 꺼냈다. 그림자 프린터에서 나온 얇은 그림자 조각. 오늘 새벽, 정동의 방에서 내가 느릿하게 움직이던 순간이 찍혀 있었다. 그 그림자에는 내 손이 작게 들어와 있었다. 통행 서사자(臨時).
“저는… 사람과 장치 사이의 간격에 씁니다.”

그녀는 그림자를 손끝으로 눌러 보더니, 웃었다.
“그럼 하나만 더 눌러 주세요.”
“무엇을요?”
우리의 내일.”

우리의 내일. 문장에도 밑줄이 그어졌다. 우리의가 앵커가 되고, 내일이 지도처럼 펼쳐졌다. 달력의 숫자들이 투명한 다리처럼 강 위에 늘어서고, 우리는 그중 아무 것도 클릭하지 않고 그 위를 걸었다. 클릭하지 않는 클릭. 멀미 없는 이동.

다리 건너편에 도착하자, 강변 난간에 누군가 붙여둔 종이 전단이 바람에 흔들렸다.
노동 종료 세일.
관계 시작.
아들이 새로 만든 포스터 같았다. 여자는 한 장을 조심스레 떼어 가방에 넣었다.

그날 오후, 나는 서울역으로 호출되었다. 공시의 종이 고장 났다는 보고. 천장 아래 수천 개의 개인 시계가 서로를 참조하지 못해, 각자의 시간이 너무 세게 튀고 있었다. 나는 수선소 시계공과 눈을 마주쳤다.
“0분 공시를 허용했군.”
“네.”
“멀미는 없었나?”
“아니요. 다만, 고백이 필요했습니다.”

시계공이 웃었다.
“그럼 하나 더 고백하지. ‘지금’을 여는 진짜 방법은 버튼이 아니라 함께 말하는 일이야. 도시는 오래전부터 그걸 배우고 있었고.”
“왜 이제야 알려줘요?”
“사람이 먼저 눌러봐야 기억하거든.”

그날 밤, 나는 창가에 번역 식물 씨앗을 눌러 심었다. 화분 흙 위에, 오늘 우리가 새로 배운 문장을 적었다.
지금은 클릭할 수 없다.
하지만 열 수는 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강 위에 00:00이 다시 떴다. 이번엔 아무도 멀미하지 않았다. 우리는 누구의 자정도 훔치지 않고, 각자의 자정에서 서로의 지금으로 걸어 들어갔다. 시간은 문장이 되었고, 문장은 링크가 되었고, 링크는 결국—사람이 서로를 부르는 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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