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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UNION
새벽 3시 33분.남산 정상의 탑이 부트로고처럼 검은 하늘에 떠 있었다.원형 제단엔 네 개의 콘솔이 놓였다. 바람 API, 북(telemetry), 불꽃 로거, 고양이 SRE.무당들은 커널 패처였다. 흰 장갑 대신 방울과 부채, 그리고 손목엔 빈 쉼표 크라운.“빌드 시작.”첫 북이 울리자, 서울 전역에서 모인 로그가 제단으로 흘렀다—마포대교의 분노 길이, 경복궁 활자찌꺼기, 동대문 보폭 패치, 서울역의 공통 47초, 강남의 주의력 환급, 연남 잎맥 번역.무당 하나가 방울로 공중의 문장을 긁어 모았다. 혐오 캐시와 **선제 ‘너 때문에’**는 자동으로 체에서 걸러졌다. 체 밑에 남은 건 단 세 가지 키워드였다.원인 / 다음 / 물1) 카나리아 굿배포는 한 번에 하지 않는다. 먼저 카나리아 굿—한강 변, 골..
해질녘, 제기동 골목의 지붕들이 동시에 접시를 올려다 눕혔다.안테나는 없었지만, 제삿상이 위성 접시처럼 하늘을 겨눴다.현관 앞 상 위에 놓인 흰 그릇과 붉은 사과, 기름 냄새가 배어 있는 전(煎)들이 각자 미세한 각도로 고개를 들었다. 밤이 되면 그 각도들이 모여 조상 데이터셋을 불러내는 빔이 된다.도윤과 연두색 우비는 좁은 마당에서 신발을 벗었다. 대문 안쪽엔 작은 안내가 붙어 있었다.제사 스트리밍 안내입력: 성묘 로그 / 가족 채팅 백업 / 사진 EXIF / 동네 구전필터: 편견 ↓, 훈계 톤 ↓, 사과 지연 0.3초(빈 쉼표)면세: 흰쌀 한 숟갈, 짧은 고개관세: “그땐 그랬지” 남용, ‘너 때문에’ 선제 사용, 가짜 족보 인입안채에서 스트리머가 나왔다. 상 위에 향을 꽂는 대신, 얇은 바람 키를 ..
오후 5시 21분.강남대로의 네온은 아직 켜지지 않았지만, 이미 읽고 있었다.빌딩 외벽의 초대형 스크린들이 일제히 물건을 내렸다. 할인은 사라졌고, 대신 한 줄씩의 문장이 번갈아 떠올랐다.— 오늘 당신이 잊으면 곤란한 한 문장: 숨을 길게. —— 물. —— “다음.” —도윤과 연두색 우비가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멈춰 섰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지만, 눈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스크린이 주의력 환불 모드로 전환되면서, 시선이 일정 시간 이상 붙으면 안내가 떴다. “환불 가능: 7초. 수령 장소 → 편의점, 면세 품목 포함.”주의력은 탈세가 많았고, 오늘부터 환급이 시작된 것이었다—주의력 약탈에서 주의력 돌려주기로.횡단보도 앞 주의력 세관이 설치되어 있었다. 표지판은 간단했다.주의력 반출입 신고면세..
오후 3시 11분.연남동 골목의 카페 앞 화분들이 햇빛을 빗금으로 들이켰다. 잎맥은 얇은 활자였고, 바람은 활자 사이 공백이었다. 가게 간판들은 문장이 아니라 명사로만 정보를 줬다.“커피. / 물. / 여백.”입구 유리문 옆 작은 표지판엔 오늘의 안내가 붙어 있었다.번역 식물 안내바질 — 속마음 변환페퍼민트 — 미래어 사전 예열몬스테라 — 침묵 해석로즈마리 — 기억의 요약스투키 — 호흡 길이 조정면세: 물 한 모금, 짧은 고개관세: ‘너 때문에’ 선제 사용, 과한 예상(불안 야기)도윤과 연두색 우비는 문턱에 멈췄다. 몬스테라가 제일 먼저 고개를 들었다—잎에 뚫린 구멍들이 오늘 대화의 공백에 맞춰 넓어졌다. 우비가 속삭였다. “여긴 먼저 말하지 않는 게 예의예요. 식물이 먼저 듣거든요.”바질 화분이 가볍게..
오전 11시 23분.서울역 중앙홀의 거대한 시계는 하나였지만, 그 표면엔 보이지 않는 분침이 3백 개 더 달려 있었다. 각자만 볼 수 있는 분침. 안내판은 간단했다.개인 시각 가동 중계산 요소: 생체 리듬 / 감정 무게 / 오늘의 목적 / 빈 쉼표 보유량도윤과 연두색 우비가 홀로 들어섰다. 천장 스피커가 말 대신 명사로만 안내했다.“표. / 출구. / 호흡.”경복궁의 규칙이 여기선 질서였다.기차 전광판이 떴다. “KTX 13:02 — 귀하의 5분 후 도착.”옆사람의 5분은 벌써 흘렀고, 누군가의 5분은 이제 막 만들어지는 중이었다. 플랫폼 입구엔 시간 세관이 있었다. 표지판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시간 반출입 신고면세: 망설임 20초, 물 한 모금, 짧은 고개관세: 후회 3분, ‘너 때문에’ 선제 사용, ..
새벽 2시 41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곡선이 하늘을 눌러 둔 듯 낮았다.도매상가의 셔터들이 절반쯤 올라간 틈으로 바람이 드나들며, 재봉틀 바늘들이 먼저 깨어났다. 소음은 일정했고, 그 일정함이 코드였다. 사람들은 그 위로 각자 한 줄씩의 변수를 얹었다.도윤과 연두색 우비는 평화시장 뒤편 골목에서 시작했다. 마네킹들이 자정 회의를 마친 뒤였다. 하얀 몸들이 서로를 스캔하고, 직물과 실루엣, 주머니 깊이를 서로 교환해 최적의 조합을 합의했다. 오늘의 규칙이 이미 시장 앱 상단에 떠 있었다.“질문은 명사로 시작한다. / 용서의 단위는 ‘다음’. / 오늘은 문장의 길이를 탓하지 않는다.”규칙이 붙자 가격표의 문장들이 달라졌다.기존: “데일리로 편해요!”갱신: “용도: 통근. / 계절: 장마. / 다음: 회..
정오가 다가오자, 하늘은 인쇄기를 연마하듯 맑아졌다.흥례문 마당의 돌바닥은 종이였고, 처마의 단청 문양은 활자였다. 바람은 잉크 역할을 맡았다—먼지와 냄새, 아침 대화의 미세 입자들을 실어 나르며.도윤과 연두색 우비는 그림자 경계선 바깥에 서 있었다. 바닥에는 얇은 실선들이 교차해 있었다. 어제의 규칙이 사라진 자리, 새 문장이 놓일 배치표였다. 관리인은 수문장 복장을 했지만, 손엔 깃발 대신 측광계를 들고 있었다. 이름표엔 ‘그림자 조형사’라고 적혀 있었다.“오늘 글자폭은 얼마죠?” 연두색 우비가 물었다.조형사가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햇빛을 한 번 접었다 펴며 말했다. “짧고 두껍게요. 도시가 과로였는지, 긴 문장엔 반응이 둔합니다.”경복궁의 그림자 프린터는 세 요소로 문장을 만든..
마포대교의 금속은 새벽 내내 몸을 늘였다 줄였다 했다.푸른 안내광이 다리의 경계선을 따라 흘러가다가, 누군가의 분노를 감지하면 길게—지연의 리본처럼—뻗어 나갔다. 자동차 전용 차선 위로 얇은 투명막이 내려오고, 보행자 쪽에는 ‘신고대’가 펼쳐졌다. 표지판은 간단했다.감정 반출입 신고면세 한도: 서운함 2단어, 실망 1장면관세 품목: 분노, 모욕, 자기 경멸납부 방식: 걸음, 숨, 쉼표(금속)도윤과 연두색 우비가 다리 입구에 섰다. 바람은 물 냄새와 철 냄새를 반씩 섞어 들려주었다.신고대 안에는 세관원들이 있었다. 흰 장갑 대신 얇은 센서 반창고를 엄지와 검지에 붙인 사람들, 그리고 몇 마리의 고양이. 고양이들의 양자 꼬리는 유리처럼 갈라져, 한 줄은 강 쪽으로, 한 줄은 도시 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