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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빵플레이션'과 슈카월드 팝업스토어 논란

DATAUNION 2025. 9. 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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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빵플레이션'과 슈카월드 팝업스토어 논란

최근 대한민국에서는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빵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 유튜버 슈카(전석재)가 서울 성수동에서 'ETF 베이커리'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금빵을 990원에 판매하자 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팝업스토어는 "빵값이 미쳐 날뛰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어 "가성비를 강조한 새로운 형태의 베이커리 브랜드를 공개한다"고 밝히며, 프랜차이즈 빵집 소금빵(약 3,000원) 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게 빵을 판매했습니다.

이 이벤트는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빵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동시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자영업자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만들었다"는 강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팝업스토어의 특성상 건물 임대료, 화재보험료 등 고정비용이 없어 저렴한 가격 판매가 가능했던 것이며, 이는 실제 소상공인에게는 불가능한 가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슈카는 이 논란에 대해 "싼 빵을 만들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죄송하다"며 "자영업자를 비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도 자영업자다"라고 사과했습니다. 그는 "빵값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것인데 다른 방향으로 해석돼 안타깝다"고 해명하며, 이번 논란이 한국 제과·제빵 시장의 복합적인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음을 시사했습니다.

2. 한국 빵값의 가파른 상승 원인 분석

한국의 빵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원인은 단순히 원재료값 인상 때문만은 아니며,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2.1. 원가 구조의 특수성: 높은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비중

  • 낮은 원재료비 비중: 제빵 산업 실태조사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빵 제조 비용 중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50.1%로 나타나, 전체 식품제조업 평균(74.5%)에 비해 낮습니다.
  • 높은 인건비 비중: 반면, 인건비 비중은 28.7%로 전체 식품제조업 평균(8.1%)의 3배가 넘습니다. 이는 "제빵 진짜 인건비 싸움임 손은 오질라게 많이 들어가는데 그거 다 받으려면 장사못함"이라는 댓글처럼 제빵 과정의 높은 노동 강도와 숙련 인력 확보 비용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빵류의 인건비 비중은 12.1%포인트 상승한 반면, 전체 식품제조업 인건비 비중은 0.3%포인트 낮아져 빵 분야의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프랜차이즈의 판매관리비: 특히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전문점의 경우 판매관리비가 빵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 보고서는 판매관리비가 4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판매관리비에는 마케팅 비용, 물류 비용, 임대료, 본사 로열티 등이 포함됩니다. 이는 "놀랍게도, 빵값의 절반 가까이가 판매관리비로 설명된다"는 분석과 같이, 빵의 실제 재료나 인건비보다 마케팅, 유통, 임대료 등 비물리적 비용이 훨씬 크게 작용함을 의미합니다.

2.2. 유통 구조의 문제점 및 시장 특성

  • 원재료 수입 의존도 및 과점 유통 구조: 밀가루(국내산 사용 비중 0.2%), 백설탕(국내산 사용 비중 0%) 등 주요 원재료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며, 국제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또한 수입 원당을 가공·제조하는 산업은 국내 제당 3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정상적인 가격 형성 기능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계란 또한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아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외부 이슈에 가격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입니다.
  • 베이커리 중심의 소비 패턴: 한국에서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양산빵보다 베이커리 전문점에서 갓 구운 빵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해외의 경우 양산빵의 비중이 60~70%를 넘는 반면, 우리나라는 베이커리빵의 비중이 60%를 넘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장 빵은 귀신같이 안사먹는다"는 지적처럼, 신선하고 수제 느낌의 빵을 선호하는 소비 심리가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의 베이커리 빵 비중을 높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칩니다.
  • 프랜차이즈 독과점: 국내 베이커리 시장은 특정 대기업 프랜차이즈(SPC 그룹의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가 SPC 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독과점 구조를 유통 구조를 공정의도 그렇고 검찰도 그렇고 아직까지는 좀 깨지를 못하고 있다"는 지적처럼 이 구조는 여전히 공고합니다. 독과점 시장의 특성상 "가격이 올라가면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하며,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빵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가격 자율성: 현행법상 본사에서 가맹점 판매 가격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가맹점주는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을 고려하여 가격을 직접 정합니다. 이로 인해 "같은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다른" 현상이 발생하며, 지역별 높은 임대료는 빵값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2.3. 사회 및 문화적 요인

  • 자영업자 과잉 및 본사 종속 구조: 한국은 OECD 평균 대비 자영업자 비율이 월등히 높으며, 이들 중 다수가 프랜차이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결정권은 본사에 넘어간다"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며, 경쟁력 없는 자영업자들이 본사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위해 인내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 '빵집이 카페·디저트 문화와 결합'된 고가화: 한국에서 빵은 점차 주식이 아닌 '디저트'나 '고급 음식'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프리미엄 빵' 소비 성향 강화로 자연스러운 고가화"가 이루어지고, "SNS 인기 메뉴가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문화적 프리미엄화가 빵값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 중간 규모 빵집의 실종: 프랑스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프랜차이즈' 아니면 '영세 자영업자'의 양극단 구조를 띠고 있어, 중간 규모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빵집이 드뭅니다. 이로 인해 브랜드는 가격 통제력을 독점하고, 영세업자는 가격을 낮출 여유가 없습니다.
  • 정치적 생존 비용: 자영업자는 정치적으로 '건드리기 어려운 집단'으로 인식되어, 구조적 비효율이 '정치적 생존 비용'으로 인해 고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슈카월드 팝업스토어 논란의 파급 효과 및 시사점

슈카월드의 990원 빵집은 단기적인 이벤트였지만, 한국 빵값 논쟁에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여러 시사점을 남겼습니다.

3.1. 긍정적 효과

  • 소비자 인식 제고: 소비자들에게 "빵값 거품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리적 가격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한국 빵값은 일본·프랑스보다 비싸다는 체감이 확산"되며, 소비자들이 가격 결정 구조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산업 구조 재검토의 필요성 제기: 이번 논란은 한국의 제과업계, 유통 구조, 자영업 생태계, 소비자 인식, 정책적 한계 등 복합적인 사회 구조를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빵값 상승은 특정 요인 하나보다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봐야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처럼,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닌 시스템 문제임을 부각시켰습니다.

3.2. 비판 및 우려

  • 자영업자의 심리적, 경제적 타격: 팝업스토어의 저가 판매는 소규모 빵집의 정당한 가격 구조를 설명하기 어렵게 만들고, 소비자들이 "990원도 가능한데, 왜 동네에서는 3천~4천 원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하여 '빵값 거품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는 동네 빵집의 매출 감소보다 "브랜드 신뢰도 약화가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한 자영업자는 "소금빵 생지를 한 개에 약 1400원에 납품받아 3800원에 팔고 있다"며 "이마저도 배달 주문으로 팔면 수수료 때문에 남는 게 거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 단기 이벤트의 한계: 팝업스토어는 임대료, 인건비, 재고 리스크 등 일반 자영업자들이 짊어져야 하는 고정비용이 없어 저가 판매가 가능했던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슈카 본인도 "자영업자 비난 아냐"라고 사과하며 이 점을 인정했습니다. 즉, "단기 이벤트와 상시 매장은 비교 불가"라는 인식이 존재합니다.

4. 결론 및 향후 과제

슈카월드의 990원 빵집 논쟁은 한국 사회에 '빵 하나에 얽힌 복잡한 구조'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빵값 상승은 단순한 원재료비의 문제가 아니라, 높은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과점적인 유통 구조, 자영업자 과잉,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지향 소비 패턴, 그리고 정치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앞으로 한국 빵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장기적인 시사점과 과제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 소비자 차원: 단순히 저가만을 추구하기보다는 빵의 품질, 지역경제 기여도, 그리고 "가격=원가+고정비+노동 가치"라는 구조를 이해하고 정당한 가격 지불 의식을 형성해야 합니다.
  • 자영업자 차원: 무분별한 가격 경쟁보다는 브랜드 가치 강화, 독창적인 고객 경험 제공, 그리고 투명한 원가 공개와 가격 설명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정책 차원: 정부는 원재료 공동구매 시스템 구축, 임대료 부담 완화, 공동 물류센터 지원 등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한 대형 프랜차이즈와 영세 자영업자 간의 상생 구조를 설계하고, 독과점 시장의 폐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을 지속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활성화하여 온라인 판매 및 간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 논란은 한국의 소매·외식 산업 구조 개혁과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시험대가 될 것이며, "지나치게 복잡한 세상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빵 하나에 얽힌 이 사회의 권력, 생존, 감정, 정치, 구조 그 자체"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https://youtu.be/wHkoICFj_X0?si=LDcmAR2vpq4pFv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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